정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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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호르무즈 국제협력 참여”…파병은 아직 검토


조현 외교부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과 관련해 국제적 협력에는 참여한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파병 여부와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우리 국민의 안전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17일 미국 출장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우리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여러 요소를 감안해 검토 중"이라면서도 "무엇보다도 국제적 협력에는 참여하되, 우리 국민의 안전 및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1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대미투자와 호르무즈 파병, 한반도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대미투자 첫 프로젝트 발표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 이견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절차적인 문제를 좀더 확실히 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 간 이견이 있다기보다 국내 절차적 문제를 확실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놓고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국회에서도 확인됐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련 질의에 답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동맹국들을 여러 방식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박 차관은 호르무즈 관련 결정은 "우리의 주체적인 결정이고 국익에 기초해 내려야 할 우리의 결정"이라고 답했다.

 

박 차관은 이어 "파병 문제는 아직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돼 있지 않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공급망 등 국익의 관점에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동맹과의 관계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정과 에너지 수급선, 국민과 교민 등의 안전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군사적 개입은 한미동맹 차원과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하자 박 차관은 정부가 이 사안을 한미관계보다는 항행의 안정과 에너지 수급선의 안전 확보, 지역 교민과 국민, 상선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가 어떤 형태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에 기여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정치권과 외교가 일각에서는 비전투 병력 파견이나 정식 파병이 아닌 기술적 지원 등의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 장관 역시 구체적인 정부 입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국제적 협력에는 참여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향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인 만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