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타임

정치타임

강신철 취임…전작권·사관학교 통합 시험대


강신철 국방장관이 22일 취임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새 국방 수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야당의 반대 속에 임명 절차를 마친 강 장관 앞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연합훈련,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 등 굵직한 현안이 놓여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강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지난달 30일 2기 내각 인선이 발표된 지 23일 만에 국방부 수장 교체가 마무리됐다.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청문보고서는 지난 1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주도로 채택됐다.

 


강 장관은 취임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는 “승리하는 대한민국 국군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오후에는 이취임식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취임 이후 강 장관이 마주할 주요 외교·안보 현안 가운데 하나는 한미동맹과 전작권 전환 문제다. 강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올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계기로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작권 전환 시기가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OC 검증이 완료되면 한미 국방장관이 전환 목표연도를 정해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가 이어진다. 따라서 검증 결과와 한미 간 협의가 향후 전작권 전환 일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연합훈련 규모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실시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은 기존보다 절반으로 단축됐다. FOC 검증이 한미연합연습을 통해 진행되는 만큼 훈련 기간과 규모가 줄어들 경우 한국군 주도의 지휘능력을 평가할 기회 역시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연합연습과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합방위태세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지돼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온 만큼 앞으로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어떻게 유지할지 주목된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강 장관의 군 경력도 이 같은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작권 전환의 속도 자체보다는 한미 간 어떤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 분야의 또 다른 핵심 현안은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이다.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묶어 ‘국군사관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아 새 국방부 장관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지난달 26일 개최한 첫 공청회에서도 통합안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동문과 생도, 학부모 등이 행사장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고 행사장 밖에서는 약 700명이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 역시 통합 교육의 필요성 자체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현재 국방부가 마련한 통합안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국방부가 다음 달께 세부 계획을 내놓을 예정인 만큼 강 장관이 어떤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결국 강 장관의 초기 리더십은 한미동맹과 전작권 전환이라는 대외 안보 현안과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국내 국방개혁 과제를 동시에 다루는 과정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연합훈련 축소와 전작권 전환 일정이 맞물린 상황에서 한미 간 신뢰를 유지하면서 한국군의 주도적 역할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군 내부의 반발이 이어지는 사관학교 통합 문제까지 풀어야 해 취임 초반부터 상당한 정치·군사적 조정 능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이 취임 첫날 밝힌 “승리하는 대한민국 국군”이라는 목표를 실제 국방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향후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