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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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소도시들 1인당 10만 원 푼다

추석을 앞두고 일부 소도시들이 주민 1인당 1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에 나섰다. 고물가로 커진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내 소비를 늘려 위축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지원금은 대부분 지역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돼, 소상공인 매출 회복 효과도 기대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10월 16일까지 민생안정지원금 신청을 받는다. 지급 대상은 지난 7월 1일 기준 신안군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이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요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지원 금액은 1인당 10만원이며,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된다.

 

신안군의 선불카드는 관내 사업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지원금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신안군 내 음식점과 슈퍼마켓, 전통시장, 동네 가게 등에서 쓰이도록 해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게 하려는 조치다.

경남 김해시도 시민들에게 1인당 10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한다. 신청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10월 30일까지다. 김해시는 이번 지원금 지급을 위해 예산 545억원을 투입했다. 지급 대상은 지난달 19일 기준 김해시에 주민등록을 둔 시민이다.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 난민 인정자도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신청 기간 중 출생한 신생아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김해시는 폭넓은 지급 대상을 통해 시민 생활 안정을 돕고, 명절 전후 지역 소비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지자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지원금 지급에 나선 배경에는 높은 생활물가가 있다. 식료품과 외식비, 각종 생활비 부담이 이어지면서 명절을 준비하는 가계의 부담이 커졌다. 특히 가족 모임과 선물, 제수용품 구입이 몰리는 추석 전후에는 체감 물가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온다.

지역 상권 회복도 중요한 목적이다. 지원금 사용처를 관내로 제한하면 소비가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 유통업체로 쏠리는 것을 줄이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유입될 수 있다. 명절 대목을 앞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는 단기 매출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지원 대상과 신청 기간, 지급 방식, 사용 가능 업종은 지자체마다 다르다. 주민들은 거주지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나 행정복지센터 안내를 통해 세부 내용을 확인한 뒤 기간 안에 신청해야 한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