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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하던 LA 뉴스헬기 추락…3명 사망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교통사고 현장을 공중에서 취재하던 뉴스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와 현장 인근에 있던 보행자 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헬기는 다른 교통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었으며, 추락 직후 주변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대규모 소방 인력이 투입됐다. 

 

16일(현지시간) NBC 로스앤젤레스 등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7시께 캘리포니아주 LA 채스워스 지역에서 발생했다. 뉴스 취재용 헬기 1대가 상업용 건물 두 채 사이로 추락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헬기는 현지 방송사 NBC4 소속 ‘뉴스 헬기 4호’였다. 헬기는 사고 직전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LA 메트로 버스와 승용차 간 충돌 사고를 공중에서 촬영하며 취재하고 있었다. 추락한 헬기는 곧바로 불길에 휩싸였고, 화재가 주변 차량 4대와 컨테이너 2개 동으로 번지면서 소방관 70여 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이번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NBC4와 스페인어 방송사 텔레문도52의 자매사 소속 영상기자 엘리아나 모레노(38)와 조종사 조지 마르시니우가 숨졌다. 헬기 추락 지점 인근 주차장에 있던 보행자 에디 구티에레스 메히아(29)도 목숨을 잃었다.

 

모레노는 로스앤젤레스 남부 오렌지 카운티 출신으로 채프먼대학교에서 방송 저널리즘과 사회과학을 복수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엔젤 시티 에어의 헬리콥터 팀에 합류했으며, 이후 남부 캘리포니아의 여러 언론사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항공 전문 기자로 알려졌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헬기 탄 엘리(Eli in the heli)’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지난해에는 약혼자와 함께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종사 마르시니우 역시 오랜 비행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었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있었으며 30년이 넘는 비행 경력과 1만4000시간 이상의 비행 기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레노와 마르시니우는 2023년부터 함께 취재 헬기에 탑승하며 호흡을 맞춰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헬기는 추락하기 약 2시간 전부터 채스워스 지역 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었다. 당시 LA 메트로 버스 측면을 SUV 한 대가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최소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다. 여러 방송사가 사고 현장을 공중에서 취재하던 상황이었다.

 

목격자 자레 세바네시안은 사고 당시 헬기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내려오면서 흔들리더니 창고업체 쪽으로 추락했고, 이후 큰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은 생방송 중이던 NBC4에도 전해졌다. 당시 방송을 진행하던 앵커 콜린 윌리엄스는 추락한 헬기가 자사 취재용 항공기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방송에서 취재용 헬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현장에 있던 동료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사실을 확인받았다며 잠시 마음을 추스르겠다고 말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동료 앵커 리넷 로메로도 고인들을 추모했다. 그는 두 사람이 자신들이 사랑했던 일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며 뉴스 현장을 누비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겼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 역시 SNS를 통해 사고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배스 시장은 채스워스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에 슬픔을 나타내며 사고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했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도 시작됐다. 연방항공청(FA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직후 합동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팀은 사고 헬기인 유로콥터 AS350 B2의 잔해를 수거하는 한편 사고 직전 헬기 내부에서 녹음된 파일에 대한 음향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NTSB 수석 항공 안전 조사관 패비안 살라자르는 브리핑에서 녹음 파일을 분석한 결과 엔진 속도 변화와 관련된 소리와 조종사에게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보이는 신호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NTSB는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시민들의 영상도 확보하고 있다. 당국은 수집한 잔해와 녹음 자료, 목격자 영상 등을 종합해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30일 이내에 예비 조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