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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시상식에 뜬 최태원·김희영 첫 동행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함께 미국 뉴욕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 이후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프리아니 사우스스트리트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제임스 A. 밴 플리트상’ 시상식으로, 올해 수상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였다.

 

최 회장은 행사에서 건배사를 맡아 젠슨 황 CEO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젠슨을 만날 때마다 첫 질문은 ‘더 빨리 만들 수 없느냐’는 것”이라며 한국식 ‘빨리빨리’ 문화를 언급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었다. 이어 황 CEO가 AI와 반도체 산업을 통해 한미 협력의 새로운 전면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밴 플리트 장군이 과거 전장에서 한미 우호의 기반을 놓았다면, 오늘날의 협력 무대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와 SK그룹이 고대역폭메모리, HBM을 중심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부각됐다.
밴 플리트상은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6·25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가 수상자로 선정된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젠슨 황 CEO가 AI·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며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 회장 역시 이 상과 인연이 있다. 그는 2017년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으며, 부친인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도 1998년 같은 상을 받았다. 부자가 모두 수상자 명단에 오른 사례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의 동반 참석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 이사장은 최 회장의 동거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두 사람은 2023년 프랑스 파리 갈라 디너 행사에서 처음 포토월에 함께 선 바 있다. 공식 행사 동행 자체는 2019년 ‘소셜밸류 커넥트’가 처음이었다.

 

이번 참석은 최 회장이 노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에서 파기환송심 판결을 받은 뒤 이뤄진 첫 공개 동반 행보다. 서울고법은 지난 7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 측은 이 가운데 약 7000억원은 수용하고, 나머지 2440억원에 대해서만 대법원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재상고심에서는 노 관장의 기여도 산정, 이혼 확정 이후 오른 SK㈜ 주가 반영 여부, SK실트론 지분의 재산분할 대상 포함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혼과 위자료 20억원 지급은 지난해 대법원에서 이미 확정됐다.

 

AI 반도체 협력을 상징하는 국제 행사에서 최 회장이 김 이사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번 동반 참석은 재계 이슈와 개인사 이슈가 동시에 맞물린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학자 정약용, 이번엔 로봇·패션쇼로 돌아왔다

다. 올해 40회를 맞은 다산정약용문화제는 전통 인물 축제의 틀을 넘어, 과거의 지혜를 오늘의 놀이와 기술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는다.남양주시는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조안면 정약용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일대에서 ‘제40회 다산정약용문화제’를 연다. 주제는 ‘시대를 설계한 정약용, 오늘을 혁신하다’다.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인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험’이다. 정약용을 기리는 의례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움직이고 만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전면에 배치됐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정약용 로봇창작대회’에서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다. 실용을 중시했던 다산의 정신을 오늘날의 창작 활동과 연결한 프로그램이다.‘정약용 미래공방’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다산이 살던 시대의 혁신이 수원화성, 거중기, 행정 개혁이었다면, 오늘의 혁신은 AI와 로봇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성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실학의 가치를 미래 기술 체험으로 풀어낸다.정약용유적지는 하나의 야외 미션 공간이 된다. 보물찾기 프로그램 ‘다산의 마지막 제자’는 방문객이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고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사 공간을 조용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찾고 해결하면서 정약용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반대로 속도를 늦추는 프로그램도 있다. ‘디지털 디톡스 유배체험’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강진 유배 시절 수많은 저술을 남긴 정약용의 시간을 현대인의 쉼과 연결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다산생태공원의 가을 풍경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경험이 될 수 있다.전통문화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는다. 한복 체험, 전통놀이, 문예대회, 어린이 퀴즈 프로그램 ‘도전! 장원급제’가 축제장을 채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헌화와 헌다례도 마련돼 문화제 본연의 의미를 살린다.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뉘어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머물기 좋은 구성이 됐다.40주년을 기념한 무대도 축제의 관전 포인트다. 남양주시는 시민 참여를 늘리기 위해 개막식 시간을 오후 3시로 옮겼다. 첫날인 17일에는 헌다례와 개막식에 이어 뮤지컬 ‘다산, 물 위의 별’ 갈라쇼가 펼쳐진다. 정약용의 삶을 음악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이상봉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기념 패션쇼도 열린다. 이번 패션쇼는 정약용의 혁신 정신과 한국적 미감을 결합한 무대로 꾸며진다. 실학자의 이름을 내건 축제에서 패션쇼가 열린다는 점은 낯설지만, 바로 그 낯섦이 올해 문화제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겠다는 의도다.둘째 날인 18일에는 음악으로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어반자카파, HYNN 박혜원, 억스가 출연하는 기념 콘서트가 오후에 열린다. 가을 정취가 깊어지는 다산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축제의 마지막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관심이 예상된다.행사장 곳곳에는 거리공연과 버스킹이 마련된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팜마켓도 함께 운영돼 남양주의 먹거리와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축제장을 걷다가 공연을 보고, 체험에 참여하고, 지역 농산물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하루 일정을 채울 수 있다.방문객을 위한 교통편도 준비된다. 남양주시는 운길산역과 조안면 체육공원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프로그램별 일정과 공연 시간, 셔틀버스 운행 정보는 다산정약용문화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남양주시 관계자는 “40회를 맞은 이번 문화제가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가족, 친구와 함께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을 즐기며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