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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단풍, 11월 초 ‘불붙는다’

 전북 정읍시가 내장산 단풍 절정기를 앞두고 교통·안전·환경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선다. 올해 내장산 단풍은 10월 말 시작돼 11월 초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읍시는 오는 10월 26일부터 11월 22일까지 28일간 ‘2026년 내장산 단풍철 행락질서 확립 대책’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단풍 관광객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10월 31일부터 11월 15일까지 16일간은 집중 관리 기간으로 정했다.

 

올해 내장산 단풍은 10월 29일께 물들기 시작해 11월 7~8일께 가장 아름다운 절정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이 기간 약 35만 명의 관광객이 내장산을 찾을 것으로 보고, 총 4388명의 관리 인력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는 단풍철 혼잡을 줄이기 위해 임시 종합안내센터와 의료지원반을 운영한다. 현장에서는 관광객 안내, 응급상황 대응, 교통질서 유지 등이 이뤄진다. 또 불법 노점과 적치물, 호객 행위, 부당 요금, 불법 주정차 등에 대한 단속도 병행한다.

 

환경 관리도 강화된다. 시는 관광객 증가로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특별 수거 체계를 운영하고, 식품접객업소 위생 점검과 원산지 표시 점검도 실시한다. 단풍철 관광지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위생·가격 민원을 사전에 줄이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관광객들이 불편 사항으로 지적한 교통 혼잡과 안내 부족 문제도 개선한다. 정읍시는 주요 교차로와 갈림길의 안내표지를 보강하고, 주차장에는 안내 인력을 배치해 차량 흐름을 유도할 방침이다. 호객 행위가 잦은 구간에는 단속 인력을 특별 배치하고, 경찰과 합동 대응도 강화한다.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도 단풍철 특별 관리에 동참한다.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공원 내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내장호 주차장부터 월령교까지 무료 순환버스를 운영한다. 차량 통제로 인한 불편을 줄이고 탐방객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관광객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내장산을 찾을 수 있도록 교통·환경·위생·안전 분야의 현장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행락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장산 단풍과 함께 정읍의 대표 가을 행사인 ‘구절초 축제’도 열린다. 축제는 10월 8일부터 18일까지 구절초 지방공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단풍보다 앞서 정읍의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내장산 단풍철과 함께 지역 관광객 유입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