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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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 맞은 ‘부캉이’, 바다 대신 바닥으로 숨었다

 부산 북항 인공수로에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관계 당국이 물줄기를 이용해 수로 밖으로 유도하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상어가 예상과 달리 깊은 곳으로 몸을 피하면서 구조 작업은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부산해경과 소방당국은 지난 29일 북항친수공원 일대 인공수로에 구조정과 고무보트를 투입했다. 현장에서는 강한 물줄기를 뿌려 상어가 외해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이 방식은 과거 미국에서 호수에 갇힌 백상아리를 바다로 내보낼 때 활용된 사례가 있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부캉이는 물줄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수면 위에서 계속 움직이기보다, 수면 아래로 내려가 모습을 감추는 행동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패가 단순히 작업 방식의 문제라기보다 상어의 종류와 습성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바닷가 호수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백상아리를 구조한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에도 그 사례를 참고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을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상아리와 부캉이로 추정되는 무태상어는 생활 방식이 다르다. 백상아리는 바다표범이나 돌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를 사냥하며 비교적 수면 가까이에서 움직이는 일이 많다. 반면 무태상어는 방어, 고등어처럼 무리를 지어 다니는 어류를 쫓아다니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위협을 느꼈을 때도 수면 위로 도망치기보다 아래쪽으로 내려가 숨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물 펌프에서 나오는 강한 물줄기가 상어에게는 위협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며 “그 결과 부캉이가 바닥 쪽으로 내려가면서 유도 작업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도 상어가 한동안 수면 아래로 사라지면서 위치 파악과 방향 유도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구조 작업을 서두르기보다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 미국의 백상아리 구조도 단기간에 끝난 것이 아니라 약 2주가 걸렸다. 부캉이가 다시 수면 가까이 올라오는 시점을 기다렸다가,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조금씩 바깥 바다 방향으로 몰아가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줄기 유도 방식이 효과를 내지 못한 만큼 그물 사용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물은 상어의 이동 방향을 제한할 수 있어 성공 가능성은 높지만, 상어가 그물에 감기거나 다칠 위험이 있다. 구조 인력과의 접촉 가능성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수온 변화도 변수다. 북항 인공수로는 외해보다 얕고 좁아 기온이 내려가면 수온도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무태상어가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만큼 날씨가 추워지면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수로 안에서는 충분한 먹이 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보여 장기 체류할 경우 건강 악화나 폐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캉이 구조의 관건은 강한 자극보다 상어의 습성을 고려한 정밀한 유도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작업을 반복하기보다 위치와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할 경우 그물 등 보조 장비를 제한적으로 활용해 바다로 돌아갈 길을 열어주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실학자 정약용, 이번엔 로봇·패션쇼로 돌아왔다

다. 올해 40회를 맞은 다산정약용문화제는 전통 인물 축제의 틀을 넘어, 과거의 지혜를 오늘의 놀이와 기술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는다.남양주시는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조안면 정약용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일대에서 ‘제40회 다산정약용문화제’를 연다. 주제는 ‘시대를 설계한 정약용, 오늘을 혁신하다’다.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인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험’이다. 정약용을 기리는 의례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움직이고 만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전면에 배치됐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정약용 로봇창작대회’에서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볼 수 있다. 실용을 중시했던 다산의 정신을 오늘날의 창작 활동과 연결한 프로그램이다.‘정약용 미래공방’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다산이 살던 시대의 혁신이 수원화성, 거중기, 행정 개혁이었다면, 오늘의 혁신은 AI와 로봇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성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실학의 가치를 미래 기술 체험으로 풀어낸다.정약용유적지는 하나의 야외 미션 공간이 된다. 보물찾기 프로그램 ‘다산의 마지막 제자’는 방문객이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고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사 공간을 조용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찾고 해결하면서 정약용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반대로 속도를 늦추는 프로그램도 있다. ‘디지털 디톡스 유배체험’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강진 유배 시절 수많은 저술을 남긴 정약용의 시간을 현대인의 쉼과 연결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다산생태공원의 가을 풍경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경험이 될 수 있다.전통문화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는다. 한복 체험, 전통놀이, 문예대회, 어린이 퀴즈 프로그램 ‘도전! 장원급제’가 축제장을 채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헌화와 헌다례도 마련돼 문화제 본연의 의미를 살린다.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뉘어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머물기 좋은 구성이 됐다.40주년을 기념한 무대도 축제의 관전 포인트다. 남양주시는 시민 참여를 늘리기 위해 개막식 시간을 오후 3시로 옮겼다. 첫날인 17일에는 헌다례와 개막식에 이어 뮤지컬 ‘다산, 물 위의 별’ 갈라쇼가 펼쳐진다. 정약용의 삶을 음악과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이상봉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기념 패션쇼도 열린다. 이번 패션쇼는 정약용의 혁신 정신과 한국적 미감을 결합한 무대로 꾸며진다. 실학자의 이름을 내건 축제에서 패션쇼가 열린다는 점은 낯설지만, 바로 그 낯섦이 올해 문화제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겠다는 의도다.둘째 날인 18일에는 음악으로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어반자카파, HYNN 박혜원, 억스가 출연하는 기념 콘서트가 오후에 열린다. 가을 정취가 깊어지는 다산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축제의 마지막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관심이 예상된다.행사장 곳곳에는 거리공연과 버스킹이 마련된다.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팜마켓도 함께 운영돼 남양주의 먹거리와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축제장을 걷다가 공연을 보고, 체험에 참여하고, 지역 농산물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하루 일정을 채울 수 있다.방문객을 위한 교통편도 준비된다. 남양주시는 운길산역과 조안면 체육공원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프로그램별 일정과 공연 시간, 셔틀버스 운행 정보는 다산정약용문화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남양주시 관계자는 “40회를 맞은 이번 문화제가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가족, 친구와 함께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을 즐기며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