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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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 밝힌 대학생들의 빛 조형물


노들섬의 자연과 시민의 목소리, 움직임을 빛과 소리로 표현한 대학생·대학원생들의 작품이 시민들을 만난다. 

 

건국대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가 협력해 제작한 빛 조형 작품 3점이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에서 공개된다. 전문 작가 중심의 전시와 달리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노들섬의 생태와 장소적 특성을 직접 작품에 담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건국대 현대미술학과 팀은 김재남 교수의 지도로 ‘말:풍선’을 선보인다. 철과 알루미늄 구조물에 LED와 마이크 등을 결합한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관람객의 목소리와 주변 소리를 감지해 빛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사람의 말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작품의 빛으로 바뀌면서 관람객의 참여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다.

 


서울시립대 조각학과 팀은 손종준 교수의 지도로 ‘노들이의 나들이’를 제작했다. 노들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모티프로 삼은 FRP·LED 조형물로, 여러 마리의 맹꽁이가 서로 몸을 포개 탑을 이루는 형태로 구성했다. 노들섬의 생태적 특징을 조형물에 담아 자연과 예술을 연결했다.

 

성신여대 조소전공 팀은 정정주 교수의 지도로 ‘노들의 숨’을 선보인다. 철골 파이프와 광섬유, 조명, 사운드, 센서 등을 활용한 체험형 설치작품이다. 관람객이 작품 내부로 들어가거나 일정 시간 머무르면 빛과 소리가 달라지도록 설계해 사람의 움직임과 공간의 상호작용을 표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대규모 공공예술 현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이기도 하다. 관람객도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목소리를 내거나 작품 안에서 움직이며 작품의 변화에 참여할 수 있다.

 


세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노들섬의 특징을 보여준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으로 변하고, 노들섬에 사는 맹꽁이는 조형물로 재현되며, 관람객의 움직임은 빛과 소리의 변화로 이어진다. 자연과 예술, 기술, 시민의 참여가 하나의 공간에서 결합되는 셈이다.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노들섬에서 열린다. ‘빛의 서사시(Rhapsody of Light)’를 주제로 대형 레이저아트와 미디어아트, 설치작품,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올해 축제에서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의 작품도 함께 소개되면서 시민들이 빛과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공공예술을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