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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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내일 폐막…최고 영예 ‘대상’ 주인공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 이어진 축제를 마무리한다. 사상 처음 화요일에 개막해 주중 일정을 확대하고 관객의 참여 기회를 넓힌 올해 영화제는 15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폐막식에서는 경쟁부문 초청작 13편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이 열려 올해 영화제의 주요 수상작과 수상자가 공개된다.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은 이날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다. 배우 임시완이 단독 사회를 맡아 행사를 이끈다. 폐막식의 핵심 순서인 ‘부산어워드’에서는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 가운데 수상작과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 부문은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총 5개다.

 

시상에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 감독을 비롯해 심사위원단과 국내외 유명 감독, 배우들이 참여한다. 영화제의 주요 관심사인 대상 수상작은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또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을 얻게 돼 영화제 이후 해외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일 기회도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영화제에서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개막일과 행사 일정의 조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화요일에 개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야제까지 포함하면 개막 첫 주 내내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일정을 구성했다. 그동안 주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던 야외 행사도 평일로 분산 배치해 더 많은 시민이 영화제 현장을 찾고 스타들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관객의 영화 관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다. 관객이 많이 몰리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상영 회차를 기존 4회에서 5회로 늘렸다. 이를 통해 인기 작품을 관람하려는 관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영화제 기간 상영 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야외 행사 방문객도 빠르게 늘었다. 올해는 개막 닷새 만에 야외 행사 방문객 수가 지난해 야외 행사 전체 방문객인 5만 명을 넘어섰다. 주중 일정 확대와 행사 배치 변화가 관객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방문객 수만으로 특정 운영 방식의 효과를 단정하기보다는 전체 영화제 일정과 행사 구성의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영 규모도 지난해보다 커졌다. 올해 BIFF에서는 지난해보다 6편 늘어난 총 247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났다. 다양한 국가와 지역의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들이 부산을 찾아 관객과 소통하는 자리도 이어졌다.

 

영화제를 찾은 해외 인사 가운데는 알폰소 쿠아론, 린타로, 이창동,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세계 영화계에서 이름을 알린 감독들이 포함됐다. 샤를로트 갱스부르와 이자벨 위페르, 판빙빙, 양자경 등 각국을 대표하는 배우들도 부산을 방문해 영화제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전도연과 신민아, 현빈, 정우성, 조인성 등 한국 영화와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참석해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상영뿐 아니라 감독과 배우를 직접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영화를 경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올해는 상영 편수를 늘리는 동시에 야외 행사 일정을 평일로 분산하고 상영 회차를 확대해 관객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화제 운영 일정에 변화를 준 결과, 개막 초반 야외 행사 방문객이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열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폐막식에서는 부산어워드 수상 결과가 공개되며 올해 경쟁부문의 마지막 일정이 이어진다. 특히 대상 수상작이 폐막작으로 상영되는 만큼 어떤 작품이 최고 영예를 안을지 관심이 쏠린다. 화요일 개막과 주중 행사 확대, 247편의 영화 상영으로 진행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폐막식을 통해 올해 축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