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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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레이스서 20대 여성 참가자 숨져

 서울 도심을 달리던 2026 서울레이스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하프 코스에 참가한 20대 여성이 결승선을 불과 수백 미터 앞두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서울레이스 조직위원회는 지난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사고 소식을 전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사고는 10월 11일 오전 8시 49분께 하프 코스 20.6km 지점에서 발생했다. 참가자는 결승선을 약 500m 남겨둔 지점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현장에 있던 의료진은 즉시 응급조치에 나섰고, 이후 119 구급차를 통해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치료를 받던 참가자는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조직위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갑작스러운 슬픔을 마주한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숨진 참가자가 러닝 인플루언서로 활동해 온 유지원 씨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은 더 커졌다. 유 씨는 KAIST 대학원생으로 AI 반도체를 연구해 온 인재로 전해졌다. 학업과 연구를 이어가면서도 꾸준히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고, SNS를 통해 달리기의 즐거움과 일상을 공유해 왔다.

 

그는 러닝 커뮤니티에서도 열정적인 러너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 4월 열린 2026 군산새만금마라톤대회에서는 10km 마스터즈 여성부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기록과 성취뿐 아니라 달리기를 향한 꾸준한 애정으로 많은 이들과 소통해 왔다.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진 뒤 유 씨의 SNS에는 지인과 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고인의 마지막 게시물에 애도의 글을 남기며, 늘 밝게 달리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2026 서울레이스는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 흥인지문 등 서울 도심 주요 구간을 달리는 대회다. 올해는 하프 코스와 11km 코스에 약 1만 2000명이 참가했다.

 

조직위는 사고 경위와 현장 대응 과정을 살피며 후속 조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러닝 인구가 빠르게 늘고 대규모 도심 마라톤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회 안전관리와 응급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