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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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마저 빈자리 걱정…나고야 AG의 굴욕


국제 종합대회의 마지막 장면마저 ‘빈자리와의 싸움’이 됐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폐회식 티켓을 자원봉사자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대회 흥행 부진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일본 도스포웹은 30일 “10월 4일 열리는 아시안게임 폐회식 티켓이 희망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무료 배포된다”고 보도했다. 조직위원회는 지난 26일 자원봉사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폐회식 초청 사실을 안내했다. 신청자가 많을 경우 추첨을 진행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표면상 이유는 ‘교류 목적의 초청’이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폐회식 티켓 판매율은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회 사무총장이 매진을 목표로 판매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폐회식까지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숨기기 어렵게 됐다.

 

이번 대회의 흥행 부진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개회식부터 분위기는 무거웠다.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의장, 나루히토 일왕 부부까지 참석했다. 그러나 정작 관중석은 다 채워지지 않았다. 3만 명 규모의 경기장에도 빈자리가 곳곳에 보이면서 대회 출발부터 흥행 실패 우려가 제기됐다.

문제는 비인기 종목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최국 일본이 메달을 노리는 종목에서도 관중석은 기대만큼 차지 않았다. 일본 남자 탁구 대표팀이 6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빈자리가 적지 않았다. 현지 매체는 육상, 탁구, 배드민턴 등 비교적 티켓 판매가 좋았던 종목의 메달 결정전에서도 빈 좌석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상징적인 장면은 여자축구 한일전에서 나왔다. 일본에서 열린 한일전, 그것도 결승 진출이 걸린 준결승이었지만 관중은 998명에 불과했다.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한일전’이라는 흥행 카드마저 통하지 않은 셈이다.

 

운영 논란도 흥행 부진을 키웠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선수촌과 숙소 문제로 잡음이 컸고, 이후 수송과 식사, 경기 일정까지 불만이 이어졌다. 국제대회에서 기본으로 여겨지는 요소들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대회 이미지는 초반부터 흔들렸다.

 

결국 폐회식 티켓 무료 배포는 단순한 초청 행사가 아니라, 이번 대회의 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 개막식부터 주요 경기, 한일전, 폐회식까지 이어진 빈자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끝내 대중의 관심을 붙잡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스포츠 이벤트는 경기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관중의 열기, 개최 도시의 분위기, 원활한 운영이 함께 맞물려야 국제대회다운 장면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그 어느 하나에서도 확실한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폐회식은 보통 대회의 성공을 축하하고 다음 개최지로 분위기를 넘기는 무대다. 하지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폐회식은 흥행 실패를 수습하는 자리로 비칠 가능성이 커졌다. 마지막까지 빈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국제대회. 그것이 이번 대회가 남긴 가장 씁쓸한 장면이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