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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부양 로드스터 공개…테슬라·스페이스X 합병설 재점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을 활용한 신형 스포츠카 로드스터 시연에 성공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와 우주항공 기술을 결합한 시연이 양사 간 협력의 상징으로 해석되면서 투자업계에서는 합병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행사가 실제 상업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두고는 회의적인 평가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6일(현지시간) 시장 분석가와 기술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이 한층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로드스터 시연이 머스크가 구상하는 두 기업의 기술적 결합을 보여주는 사례인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합병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분석업체 CFRA의 개릿 넬슨 분석가는 이날 고객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서 이번 시연이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사들이 이어진 뒤 이번 시연을 계기로 이른바 ‘머스크 매직’이 다시 나타났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 심리도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넬슨 분석가는 두 회사를 통합한 이른바 ‘일론 주식회사(Elon Inc.)’의 출범에도 큰 장애물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기존 385달러에서 475달러로 높였으며, 내년 말까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을 90%로 제시했다. 이번 시연이 단순한 기술 행사를 넘어 양사 통합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른 시장 전문가들도 두 기업의 기술적 연계 가능성에 주목했다. 렉스 파이낸셜의 빌 버밍엄 시장조사총괄은 머스크가 자동차 기술과 로켓 기술을 결합해 미래 운송수단의 방향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시도가 투자자들에게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얻을 수 있는 기술적 효율성에 대한 논리를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투자사 딥 워터의 진 뮌스터 파트너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로드스터 행사가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을 추진하려는 이유를 보여주는 최근 사례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와 우주항공이라는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한 두 기업이 기술 협력을 확대할 경우 새로운 사업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바클레이즈를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들은 오는 12월 테슬라 정기 주주총회 전후 또는 내년 중 합병 발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해왔다. 스페이스X의 귄 쇼트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지난 6월 회사 상장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양사 간 시너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두 회사 사이에 협력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합병이 이뤄진다면 머스크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역시 이번 시연 현장에서 양사 엔지니어들의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열린 행사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제임스 본드 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보다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말했다. 두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결합해 기존 자동차의 개념을 넘어서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시연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 전문 매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로드스터가 실질적인 상용 제품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며, 이번 행사가 제품의 실용성을 입증하기보다 주가와 시장의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성 이벤트에 가까웠다고 비판했다.

 

뮌스터 파트너는 로드스터 시연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을 놀라게 할 수는 있지만, 상업적 측면에서는 뚜렷한 가치가 없는 기술 과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보기술 전문매체 더버지도 로켓 기술을 적용한 로드스터가 일반 도로에서 실제로 운행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는 해당 차량에 600L 용량의 고압 압축공기 탱크와 추진기 노즐 등이 장착된 점을 언급하며, 도로 주행 허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용적인 제품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전날 미국 텍사스주 맥그레거에 있는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머스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로드스터 시연을 진행했다. 차량이 자동차 다섯 대를 뛰어넘는 장면을 선보이면서 로켓 추진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끌었다. 다만 이번 시연만으로 상용화 가능성이나 양사의 합병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시장 반응도 기대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시연 다음 날인 16일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한때 2.2%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전날 종가보다 2.13% 떨어진 354.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드스터 시연이 합병 기대감을 자극했음에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이번 행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술 협력이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두 기업의 합병을 둘러싼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도 드러냈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기술적 시너지와 경영 효율성을 근거로 합병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로드스터의 실용성과 상업적 가치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향후 양사의 협력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합병 논의가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할지는 시장이 주목하는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사진 찍다 걷다 쉬다, 문경새재 하루는 너무 짧다

나란히 남아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숲을 따라 걷다 보면 풍경 너머에 가려졌던 길의 역할이 하나씩 드러난다.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영남과 한양을 연결하던 주요 통로였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물건을 나르는 상인, 임지로 향하는 관리들이 이곳을 넘었다. 여행객에게는 여유로운 산책길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계와 출세, 공무가 걸린 이동로였다. 같은 흙길 위에 서로 다른 사연이 포개진 셈이다.이 길의 성격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설은 세 관문이다. 아래쪽부터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이 자리하며 산세를 이용한 방어선을 형성한다. 지금은 숲과 어우러진 사진 촬영 명소로 눈길을 끌지만, 처음부터 경관을 위해 세운 건축물은 아니다. 관문과 성벽의 배치에는 외적의 이동을 막으려 했던 군사적 판단이 담겨 있다.방어시설 정비의 중요한 계기는 임진왜란이었다. 전쟁을 겪으며 문경새재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됐고, 1594년 제2관문 일대에 방어시설이 들어섰다. 이후 숙종 대에 제1·제3관문과 성벽이 더해지며 방어체계가 갖춰졌다. 세 관문을 차례로 살펴보는 일은 전란 이후 국가가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관문 사이에서는 전쟁과는 다른 역사를 만난다. 제1관문과 제2관문 사이의 교귀정은 신임 경상도 관찰사와 이임 관찰사가 업무를 인계하던 장소다. 조령원 터는 공무로 길을 나선 이들의 숙박을 지원했던 시설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교통·숙박 기반처럼, 옛길에도 사람들의 이동을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문학과 생활문화 역시 새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길을 지나간 문인들의 시에는 산세를 바라보는 감흥과 시대를 살아가는 고민이 담겼다. 지역에 전해지는 문경새재아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들려준다. 성문과 정자가 국가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시와 노래는 그 사이를 걸었던 개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여행객이 이러한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데는 흙길의 역할도 크다. 약 6.5㎞ 구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 주변을 살피며 걷게 한다. 관문 앞에서는 성벽을 올려다보고, 유적 주변에서는 안내문을 읽으며 걸음을 늦출 만하다. 전 구간을 완주하기보다는 체력과 일정에 맞춰 돌아올 지점을 정하는 편이 좋다.가을의 문경새재를 즐기는 방법은 단풍 명소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숲 사이에 왜 관문이 들어섰는지, 관리와 상인들은 어디에서 쉬었는지 생각하며 걸으면 익숙한 풍경이 달라진다. 문경새재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구체적인 삶의 기록을 한 길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