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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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억울하다…배탈 났다면 ‘이 음식’도 확인

 아침 식사로 사과를 먹고도 속이 불편하다면 문제는 사과 하나에만 있지 않을 수 있다. 단맛을 내려고 더한 꿀, 배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곁들인 말린 자두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각 영양상 이점이 있는 식품이지만, 함께 많이 먹으면 장에서 충분히 흡수되지 않는 당류의 양이 늘어 복부 팽만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사과에는 과당과 소르비톨이 들어 있다. 이들 성분은 사람에 따라 소장에서 흡수되는 정도가 다르다. 흡수되지 않은 채 장에 남으면 수분을 끌어들이고, 대장에 도달한 뒤에는 장내 세균의 발효 과정을 거치며 가스를 만든다. 과일을 먹은 뒤 배가 부글거리거나 방귀가 잦아지는 것은 이런 과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꿀을 곁들이면 과당 섭취량이 더 늘어난다. 사과만 먹었을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꿀을 넉넉히 뿌려 먹으면 개인이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양을 넘길 수 있다. 다만 사과와 꿀이 만나 유해한 물질을 만들거나 특별한 독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두 식품을 이른바 ‘상극’으로 단정하기보다 한 번에 먹는 양에 주목해야 한다.

 

말린 자두도 비슷한 주의가 필요하다. 말린 자두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와 소르비톨은 배변을 돕는 데 기여하지만, 많이 먹으면 오히려 복통이나 묽은 변을 부를 수 있다. 사과에도 소르비톨이 들어 있어 두 식품을 넉넉히 먹을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건조 과일은 수분이 줄어 부피가 작아진 만큼, 무심코 여러 개를 집어 먹기 쉽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과민성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이러한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 과당과 소르비톨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발효성 탄수화물인 ‘포드맵’에 속한다. 다만 같은 음식을 먹어도 반응은 제각각이다. 누군가에게 불편한 음식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식단에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

 

섭취 후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여러 음식을 동시에 끊기보다 양과 조합을 나눠 살피는 것이 좋다. 사과에 더하던 꿀을 빼거나 말린 자두를 곁들이는 양을 줄이고, 사과 자체의 섭취량도 조절하는 식이다. 먹은 음식과 양, 증상이 나타난 시간을 간단히 기록하면 자신의 반응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과일을 먹고 배가 아프다고 해서 원인을 모두 과당이나 소르비톨로 돌려서는 안 된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혈변, 원인 모를 체중 감소, 심한 복통이 동반된다면 진료가 필요하다. 건강한 식습관의 기준은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 데 있지 않다. 영양을 고르게 챙기면서도 자신이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판소리와 포크의 만남…구례 가을밤 울린 ‘시인의 마을’

추임새와 박수가 이어졌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에 이어 익숙한 포크음악이 흐르자 관객들은 노래와 함께 호흡하며 구례의 가을밤을 즐겼다.지난 17일 밤 열린 구례 동편제소리축제에서는 지역 명창들의 판소리와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소리와 한국 대중음악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이날 구례 명창들의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무대는 박정선 명창의 ‘적벽가’였다. 박 명창은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다급하게 달아나는 장면을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힘 있는 소리로 풀어냈다.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관객들은 추임새와 박수로 소리꾼의 무대에 호응했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긴장감이 무대를 채우면서 관객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소리꾼의 목소리와 몸짓에 관객의 반응이 더해지며 공연은 무대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졌다.공연의 분위기는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무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달라졌다. 오랜 시간 삶과 시대의 이야기를 노래해 온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시인의 마을’의 연주가 시작되자 관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노래의 첫 소절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에 대한 반가움이 담겼다. 앞선 판소리 무대에서 추임새로 공연에 참여했던 관객들은 이번에는 익숙한 선율을 따라가며 노래가 전하는 감정에 집중했다. 한 곡의 노래가 오랜 세월 쌓인 기억을 불러내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정태춘·박은옥은 ‘북한강에서’ 등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며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화려한 무대 연출 속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결국 노래에 담긴 이야기와 이를 전하는 목소리였다.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판소리와 포크음악은 표현 방식과 음악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소리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이야기로 전해왔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며 청중과 소통해 왔다.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다.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지역으로, 동편제 판소리 문화가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지역 명창들의 전통 소리를 감상한 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만나는 구성은 이번 축제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첨단 조명과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무대 위에서는 오래된 판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보다 서로 다른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무대였다.전통문화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장르와 어우러질 때, 전통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판소리의 추임새와 대중가요를 향한 박수가 같은 밤에 이어진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구례 동편제소리축제의 가을밤은 그렇게 전통과 현대의 음악이 함께 만드는 공연장으로 변했다. 명창의 소리에 관객들은 “얼씨구”와 “좋다”를 외쳤고, ‘시인의 마을’이 시작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에서 출발한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통해 하나로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 울림을 함께 나눴다.